단풍이와 TV 스탠드를 4시간 40분간 조립하기

완전 쌩얼에 머리까지 안 감은 야생의 단풍이.

점심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 TV 스탠드를 조립하던 중에

팬들의 도움을 받으려는 의도로 인스타 라이브를 켰는데...

정작 채팅은 잘 읽지도 않고 독불장군 스타일로 혼자 해버리네요.

"이게 사람 사는 집이야? 돼지우리야?"

학창시절 선도부장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건 왜 일까...

단순히 TV 스탠드 포장 뜯는다고 어지러진 것 말고도

싱크대 앞을 점령한 저 묶여진 비닐 봉다리들의 정체는 과연...

아무튼 일본 애들도 저 집꼬라지는 그냥 넘길 수 없었는지

"혹시 카렌씨네 집에만 태풍이 왔다갔나요?"라며 놀리는 건

채팅 보다가 실소를 막을 수 없었네요.

흐릿하지만 음쓰는 아니고 편의점 오니기리입니다.

제가 못 찍은 게 아닙니다. 단풍이가 초점을 못 잡아서...

아무튼 혼자서도 조립하기 간단한 스탠드라고 주문했다는데

간단은 무슨 파츠도 크고 무겁고, 갯수도 사이즈도 많은 나사에

여자분들은 어쩌면 이름도 한번 못 들어볼 육각렌치까지 써야하니

열이 오른 우리 단풍이는 편의점 음식으로 일단 화를 삭히는데...

그 와중에 감기기운도 있어서 에어컨 히터도 켜려고 하는데

설상가상으로 에어컨 리모컨도 말을 잘 안 들으니...

포기하고 싶지만 그래도 TV 모니터까지 새로 구매했으니

포기하지 않고 다시 스탠드 조립에 나서는 단풍이...

저 아무렇게나 펼쳐진 각종 파츠들을 보니

스스로 조립/분류 지옥에 들어가길 결심한 듯 보이네요.

사실 라이브도 보고 있으면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강구하기보다

도대체 이 나사가 무슨 나사고 이건 또 뭐고 하는 게 더 많았던...

결국 3시간 30분만에 스탠드 조립에 성공한 우리 단풍이.

이제는 TV 모니터를 결합하려고 하는데...

어 어 단풍이 가슴 보인다!!!

(그런데 채팅 안 봐서 아마 영원히 모를듯...)

어쨋든 설명서에는 성인 둘이서 안전하게 결합하라지만

혼자 사는 강한 여자 단풍이는 어떻게든 해냅니다.

그 후에, 이제 중간 거치대 설치하고 선 정리하고

파워 케이블 꽂고 전원을 누르니...

장장 4시간 40분만에 드디어

단풍이의 닌텐도 스위치용 TV 모니터가 완성되었습니다.

팬들의 채팅으로 겨우 완성했다고 말했지만

"우리 채팅 안 봤잖아!"라고 분해하는 채팅창은...

이걸 녹화로 나중에 본 게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드네요.

그리고 집에 와서 인스타를 보니...

사진처럼 뻗었다네요.